![]() | 프랑스식 결혼생활 - ![]() 나우리 지음/이야기나무 |
<프랑스식 결혼생활>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날이라 이름 붙인 트라우마, 장밋빛이 연상되는 사랑과 섹스, 여자라는 정체성에 관한 고민, 자존감과 직결되는 일, 서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결혼의 맨얼굴, 눈물과 웃음이 버무려지는 출산과 육아의 과정까지. 이 모든 단계를 거쳐서 소녀들은 엄마가 되었고 또 한 사람의 독립된 존재로서 살아가려 노력한다. 힘겨웠던 순간마다 함께하고 아낌없는 지지를 보낸 프랑스인 남편과 함께 말이다.
<프랑스식 결혼생활>의 첫 번째 장은 지난날에 관한 고백으로 채워졌다. 부모의 이혼과 불화로 방황했던 청소년기, 이혼과 양육권 분쟁으로 겪었던 극심한 공황 상태, 미국이라는 낯선 곳에서 20대의 대부분을 보내며 겪었던 고민까지 솔직하게 담겼다. 상처는 드러내야 치유되고 치유된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명백한 진리를 뻔한 문장이 아니라 생생한 기억의 복기로 증명해낸 용기 있는 글쓰기가 독자를 <프랑스식 결혼생활>에 몰입하게 만든다.
아빠는 내가 미워해야 할 사람이 할머니와 작은엄마가 아닌 엄마라는 걸 알려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아빠의 극약처방은 큰 효과가 없었다. 딸이 엄마를 미워하게 하려면 더 잔인한 방법이 필요했다. 나는 남들보다 더 위태롭게 유년 시절을 보내는 것으로 화답했다.
제멋대로 섹시한 여자들의 지난날, 21쪽 발췌
이혼 서류에 사인하고 한동안 시원하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후련함이 사라지자 후유증이 고개를 들었다. 아이를 떼어놓는다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다. 몰려드는 허전함과 우울함을 감당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내 미래를 위해 아이를 보냈다는 죄책감이 나를 괴롭혔다. 주변에서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어쩔 수 없었다고 위로했지만 나를 가장 채찍질하는 건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제멋대로 섹시한 여자들의 지난날, 3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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