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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BOX

문학과 사회 115호 - 2016.가을 - 혁신호

by 어느새그곳 2016.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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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사회 115호 - 2016.가을 - 10점
문학과지성사 편집부 엮음/문학과지성사

도래할 새로운 세대와 함께하는 ‘삶-정치와 문학’의 실험


1988년 봄에 창간호를 낸 『문학과사회』가 2016년 가을, 통권 115호 발간을 맞아 잡지 전면에 걸친 새 단장을 꾀했다. 지난해 세대교체를 통해 새롭게 구성된 『문학과사회』 편집동인(강동호, 금정연, 김신식, 이경진, 조연정, 조효원)들은 1년 가까이 회의를 거듭하며, 문학과 비평을 둘러싼 기존의 개념들과 무수한 편견들, 그리고 50여 년에 걸쳐 고착화돼온 문예지 시스템을 통한 문학의 생산과 소비 방식 모두를 재점검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잡지 발행과 편집이 더는 현실과의 싸움을 의미하지 못한다는, 다시 말해 ‘잡지를 통한 이념적 논쟁’과 ‘정치한 비평을 통과한 삶에 대한 정치적 실천’의 수행으로 ‘미래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해왔다고 믿었던 한국 문학장의 제도적 질서가 이미 붕괴해버렸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크고, 무겁게 확인해가는 시간이었다. 더욱이 그 지난한 논쟁과 비판, 냉소와 우울이 교차하는 시간은, 우리 세대를 규정짓는 ‘헬조선’ ‘N포세대’ ‘달관 세대’ ‘흙수저’ 등 구조적 현실에 부딪힌 나머지 결여와 몰락의 기운으로 암울하고 무기력한 표현들만이 팽배한 시대의 공기를 온몸으로 호흡해야만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문학과사회』의 편집 주체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롭게 질문하고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 세대가 포기하게 된 것이 세계에 대한 전망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상상력이라면? […] 토대 없는 심연을 향한 무한한 추락이야말로 새로운 재현적 자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새로운 세대의 출현이 지금까지 알려졌던 방식으로는 포착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로도 이어질 수 있다. […]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방식의 싸움,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저항의 장소이니 말이다.”(강동호, 「새로운 싸움을 모색하며」, 『문학과사회』 2016년 가을호 서문 中) 

이러한 기대와 예단에는 이미 우리 주위의 다양한 공간에서 계속되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연대와 저항이 그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차별에 반대하고,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여성혐오와 젠더 불평등에 항의하는 우리 세대의 목소리는 광화문에서, 강남역에서, 대학의 캠퍼스와 강의실에서, 노동의 현장에서, 그리고 SNS 등의 온라인 공간에서 자율적인 연대를 이루며 민주적이고도 창의적인 방식의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세대는 무언가를 이루고 달성할 수 있는 세대라기보다는 도래할 세대의 현실을 위한, 일종의 연결과 매개가 되어야 할 세대, 새로운 문학과 비평을 더욱 창조적으로 실천해나갈 세대를 위한 터전을 마련하는 세대여야 하지 않을까. 지금 도래 중인, 그리고 곧 도래하게 될 세대를 위한 또 다른 장소를 탐색하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세대 동인을 표방하는 『문학과사회』의 문학적/정치적 입장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문학과사회』의 편집 체제를 비롯하여 그 안에 담아낼 글의 내용과 형식까지,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위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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