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먼지에서 우주까지 - ![]() 이외수.하창수 지음/김영사 |
삶의 신비에 대하여-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세계가 있다.
공중부양에서 의식이동까지.
예언에 대하여
예언에 대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예언의 내용이 아니라 예언에 담긴 의미입니다. 가령 세계대전이 일어나서 수천만 명이 죽을 거라고 누군가 예언했다면, 그 일이 실제 일어날 것인가 아닌가를 두고 아무리 열띤 논의를 펼쳐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겠지요. 일어나면 예언이 맞는 것이고, 일어나지 않으면 예언이 틀린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만약 “전쟁이 일어날 것이고, 수많은 목숨이 희생될 것이다”라는 예언에서 “왜 전쟁이 일어나야 하는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면, 사정은 완전히 바뀔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전쟁을 막을 수도 있겠죠.
의식에 대하여
만물은 모두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집에도 있고, 골목에도 있고, 산에도 있고, 바다에도 있습니다.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만큼, 점유한 시간만큼 그 의식이 축적됩니다. 고도로 축적된 의식과는 특별한 수행을 통한 사람만이 교류할 수 있죠. 속칭 ‘고수’라고 하는 사람들만이 상층계의 존재들과 만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죽음에 대하여
선사들에게 마지막 화두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겁니다. 좌탈입망은 이 화두에 대한 하나의 반응이죠. 어쨌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입적하는 건 선사들에게는 일종의 자존심인 것 같아요. 오죽하면 사과를 깨물고 입적한 스님은 없다는 생각으로 사과를 질끈 한 입 깨물고 돌아가신 스님도 계세요. 이렇게 ‘방식’을 서로 다르게 보여주려는 건, 죽음에 대해 쓸데없이 의미 부여를 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도 죽을 수 있고, 저런 방식으로도 죽을 수 있다―죽는 건 매한가지다, 이런 뜻이죠. 저마다의 방식으로 의식의 날개를 달고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일이라는 겁니다.
초능력에 대하여-투시와 천리안 등
훈련을 통해서 누구든 가능하다고 봅니다. 훈련은 의외로 간단해요. 우리가 가진 모든 감각을 동원하는 겁니다. 감각을 느끼는 부위를 제한하면 감각기능이 둔화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뇌에 의존하는 경향이 너무 강해요. 감각기관들이 감각하는 느낌들을 뇌가 하나로 그러모아 결정을 내려버리죠. 뇌 이외의 기관들은 그저 뇌의 부속품에 지나지 않아요. 하지만 뇌가 갖는 통합적 정보를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공유하고 있다면 믿겠습니까?
윤회에 대하여
윤회는 장구한 시간에 걸친 자기완성을 위한 과정입니다. 모든 생에서 환생하기 전에 자신이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선택합니다. 설계와 선택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환생하게 되는 거죠. 우연히 태어나는 건 없습니다. 흔히 “태어나는 건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얘기하는데, 옳지 않습니다.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전적으로 자신이 설계한 그대로입니다. 다만 그 사실을 태어나는 순간 잊게 되는 거죠. 우리는 한 편의 드라마를 쓴 작가이자 배우입니다.
채널링-달 친구들에 대하여
어느 날 문하생이 제게, 달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는데 과학잡지에 나오는 것과 뭔가 다른 정보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어요. 소설이 꽉 막힌 상태인데 실마리가 될 정보가 있으면 풀릴 것 같다는 겁니다. 그러다 문득, 직접 체험을 시켜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문하생의 의식을 직접 달로 보내기로 했죠.
의심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한번은 “당신들이 달의 인격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느냐? 할 수 있으면 해봐라” 하고 대놓고 물은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달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우리가 달의 인격체가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으면 해봐라.”
초자연현상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크고 넓은 시각입니다. 테두리를 좁히면 볼 수 없는 게 그만큼 많아지죠. 테두리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태도가 만들어놓은 게 ‘불가사의’니 ‘초자연현상’이니 하는 것들입니다.
‘초자연’은 자신의 입장에서 타인을 볼 때 언제나 갖게 되는 생각입니다. 낙엽이 볼 때 조약돌은 엄청나게 초자연적인 존재죠. 바람이 불면 날아가야 하는데 이 녀석은 뻔뻔하게 그냥 가만히 있잖아요. 내 입장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자연을 넘어서는 일’이 되는 겁니다. 조약돌의 입장에서 낙엽을 보면 또 얼마나 초자연적이겠습니까. 거듭 강조하지만, 관측자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연과 자주 합일하고 사물들과 자주 대화하면, 모든 것이 자연 안의 존재고 자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됩니다. 초자연이란 건 없어요. 자연과 합일하는 것, 사물과 대화하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 우주라는 사실’을 깨닫는 겁니다.
관측자의 위치를 바꾸기만 하면 모두 자연의 존재가 됩니다. 모든 초자연현상은 결국 자연현상입니다. 먼지도, 우주도 모두가 자연입니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자연의 일입니다.
'독서BOX'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 위대한 로마 제국의 첫 번째 황제 (0) | 2016.08.20 |
---|---|
가부와 메이 이야기 - 전7권 (0) | 2016.08.19 |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0) | 2016.08.18 |
세계의 전투식량을 먹어보다 - 병사의 급식.레이션 (0) | 2016.08.18 |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 그림 시집 (0) | 2016.08.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