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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BOX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by 어느새그곳 2016.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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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10점
스베틀라나 페트로바.고양이 자라투스트라 지음, 공경희 옮김/세종서적        





“아이고, 인간들아! 니들이 그림을 아냥?”

인간의 역사에 개입한 ‘뚱보 고양이’ 

배꼽 잡는 명화 이야기로 미술사를 리라이팅하다!


고양이, SNS를 도배하다!

문명에 지친 이들을 위한 웃음의 언어

SNS에 고양이 사진이 넘쳐나기 시작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대인들에게 고양이가 삶의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이유는 뭘까? 저자는 우울의 심연에서 자신을 구한 고양이와의 경험을 통해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고양이는 현대 도시민의 토템 동물이고, 인터넷 예술과 대도시 문화와 신화의 뮤즈인 듯하다. 수학의 원조 국가인 이집트에서는 고양이를 숭배했고, 현대 디지털 시대에 사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어디에나 있고 전능한 고양이는 인터넷을 지배한다. 인터넷 세상의 주서식자는 익명의 유저고, 그들은 고양이의 독립성과 자존감을 높이 산다. 고양이는 아무도 못 들어가는 공간에 파고들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놀라운 능력자다. 그래서 거리의 예술가들은 고양이를 사랑한다.

대도시 거주자들로서는 고양이를 쓰다듬는 게 자연을 즐길 유일한 기회고. 지략이 넘치는 고양이는 도심을 복잡하게 만들고, 인터넷 트래픽을 게임으로 만들고, 문명에 지친 이들에게 캣타르시스CATharsis를 주는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 <매트릭스>에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지 않던가? 고양이의 등장은 매트릭스에 갑작스런 변화의 신호요, 인터넷에 고양이가 많이 등장하는 것은 인간의 삶이 변해야 된다는 신호다. 인간도 고양이처럼 혼자 걷고 혼자 생각해야 된다. 현대인들에게 고양이 이미지가 대인기인 것도 그 때문이겠지.


저자의 결론은 이렇다. “고양이 이미지 언어는 보편적 언어다. 우리는 말없이도 의미를 이해하고, 따라서 이 언어는 국가들을 하나로 묶는다.” 저자가 새로운 실험을 한 이유가 고양이 언어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라면, 인터넷 ‘밈(meme,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 요소)’이라는 개념을 예술에 적용하고자 하는 의의도 가진다. 즉 이 프로젝트는 그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예술과의 소통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마르셀 뒤샹이 기존의 개념을 깨는 파격적인 예술적 시도를 한 것처럼, 미술계에서는 이 장르를 ‘레디-메이드ready-made’라 부른다. 


고양이 자라투스트라의 발칙한 미술 특강

여기 한 고양이가 있다. 이름은 자라투스트라. 몸무게 10킬로그램을 자랑하는 미식가다. 우아한 식사를 즐기지만, 주된 취미는 위대한 화가들의 모델 노릇. 수 세기 동안 이 그림 저 그림 누비고 다니면서 역사상 최고의 걸작들을 빛냈다. 푸짐한 몸매와 섹시한 포즈에 점잖은 숙녀들이 눈물을 흘리며 쓰러진 건 두말하면 잔소리. 자, 이제 숭고한 영혼을 지닌 이 ‘예술 고양이’의 놀라운 활약상을 기대하시라!

이 책에서는 140컷 정도의 명화가 소개된다. 저자는 고양이를 화자로 내세워 과거 역사의 현장을 걸으며 그림에 생기를 불어넣고, 디지털 시대의 예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를 자신의 몸으로 보여준다. 세계적인 명화라고는 하지만 우리에겐 낯선 화가나 혹은 원본을 쉽게 떠올릴 수 없는 그림도 가끔 나온다. 그래서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거들먹거리며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 책에 나온 그림들의 흔히 알려진 판본들을 본 적이나 있으신지? ‘아니오’에 생선 한 마리 건다.” 그래서 자기가 “인류 교육이라는 숭고한 사명을 갖고 태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 그럼 역사상 위대한 화가들이 자신의 걸작에서 어떻게 고양이를 찬미했는지 다음의 예들을 보자. 자라투스트라는 여러분을 미술사와 세계 최고의 미술관들로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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